산불 78%가 부주의 탓…담배꽁초·쓰레기 소각·불씨 방치 '3대 원인'

입력 2023-11-27 16:02   수정 2023-11-27 17:10

지난해 3월 4일 동해안에서 두 건의 거대한 산불이 동시에 발생했다. 열흘간 이어진 울진·삼척 산불이 1600억원, 엿새 동안의 강릉·동해 산불이 500억원 등 두 건의 산불이 2000억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불러일으켰다. 전국에서 진화 인력 2만 명, 소방차 700여 대가 투입돼 진압한 대형 사고였다.

울진·삼척 산불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산불로 기록됐다. 이 산불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력하게 추정되는 사유는 담배꽁초다. 발화 지점을 지나던 차량에서 버린 담뱃불로 초대형 화재가 시작됐을 것이란 추측이다.

한국화재보험협회가 ‘화재 등 재난예방 및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의 주된 대상으로 산불을 지정한 것은 이런 산불의 특징 때문이다. 순간의 부주의가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산불 782건 중 608건(78%)이 부주의로 인한 것이었다. 608건의 부주의 화재 중에선 담배꽁초가 254건(42%), 쓰레기 소각이 119건(20%), 불씨 등 화원 방치가 106건(17%)으로 3대 원인 비중이 80%에 육박했다.

화재보험협회는 산불 예방 활동의 일환으로 소방청과 함께 산림 인접 주택에서 주로 쓰는 화목보일러에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화목보일러는 나무를 땔감(화목)으로 쓰는 보일러로 장작이나 톱밥을 뭉친 펠릿을 주로 태운다.

비용이 저렴하지만 나무를 태울 때 나오는 불씨가 산림으로 날아가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해 4월 산림 120만㎡를 태운 경북 봉화 산불이 화목보일러 불씨에서 비롯된 대표적 사례다. 최근 5년간 10.2건의 화목보일러발 산불이 발생했다.

화재보험협회는 지역별 화목보일러 사용 주택과 설치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 지역 의용소방대와 함께 연말까지 1만여 가구에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예정이다.

협회와 12개 손해보험사 등은 안전문화 캠페인의 일환으로 서울 남산 둘레길에 산불진화장비 보관함을 설치하고 있다. 장충 유아숲체험장, 야외식물원, 팔각광장 서울중심점 등 사람이 많이 다니는 10곳을 선정했다. 보관함은 협회 측이 설치하고, 그 안에 들어갈 소화 장비는 서울시가 마련하는 방식이다.

화재보험협회는 남산공원은 이용자가 많은 명소로서 재난예방과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의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영구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은 “산불 예방 활동은 생태계 유지와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초기 진화가 가장 중요한 만큼 산림 인접 주택가의 화목보일러실 등 화재 위험 장소에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산불진화장비를 설치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화재보험협회는 안전문화 캠페인 영상 ‘부주의한 나의 불캐 OUT’을 제작하고 있으며, 최근 산불편도 공개했다. 산불이 작은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을 환기하는 내용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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